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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에서 프렌치 키스하기>라는 책이 있다.

수의사가 동물원에서 1년간 동물을 보살피는 내용이다. 


그 책을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프렌치 키스

"갓 태어난 동물이 양수를 삼켜 숨을 못 쉴 때 

사람이 입으로 직접 코를 빨아 양수를 제거해주는 방법"이라고 한다. 


아미타가 바로 프렌치키스로 태어난 고양이다.


2010년 5월 16일 


앰버의 출산 하루 전부터 나한테 전에 안부리던 응석을 부렸다. 

나를 출산박스로 유인하더니 자꾸 자신의 배를 내 손 아래로 가져왔다. 


배가 아프니 어서 마사지를 해달라는 것이다. 


양수가 터질까 조심스럽게 몇시간을 만져줬다. 

팔이 아파서 좀 쉬었다 하려고 마사지를 멈추고 손을 떼는 순간 

앰버는 고통스럽다고 계속 만져달라고 야옹거렸다.  

쥐가 났지만 어쩔 수 없이 양손을 번갈아가면서 맛사지를 했다. 



앰버의 출산은 자정이 지나서야 시작되었다.


첫째 여래(산이)가 새벽 1시 42분에 태어났다. 


앰버는 첫 새끼의 태막을 혀로 핥아 벗기느라 여념이 없었는데

10분이 안되서 둘째 아미타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앰버는 아미타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나는 당황했다. 

큰일이다 싶어 얼굴의 태막이 벗겨진 여래를 살짝 옆으로 옮기고 

아미타를 앰버의 입 쪽으로 갖다 대었지만 

앰버는 아미타를 외면하고 여래만 핥아주었다.



고양이의 출산은 고양이가 편한 곳에서 이루어져야한다고 해서 집에서 출산을 준비했는데

막상 이런 상황이 되니 병원에서 출산했어야했나....당황했다. 


그러다 앰버의 출산 박스를 만든다고 검색을 하다가 우연히 본 고양이출산후기 중 

양수를 입으로 빨아서 살렸다는 글이 떠올랐다. 


재빨리 수건으로 닦아 손으로 태막을 벗기고 

아미타의 코에 입을 대고 쪽 빨았다 


반응이 없다. 


조금 더 세게 양수를 빨아냈다. 


입안에서 양수가 퍼져 뜻뜨미지근한 피맛이 났다. 

미타를 살짝 흔들어봤지만 반응이 없다. 


시간이 길어질 수록 마음이 불안해졌다. 

늦어지면 질수록 아미타는 뇌에 손상을 입을 것이라는 걱정이 밀려왔다. 

포기해야 되나...절망이 밀려왔다. 


또 한번 프렌치 키스를 했다. 


목을 아래로 하고 살짝 흔들어 보았다. 

축 처진 상태로 아무런 반응이 없다. 



그때 갑자기

'양수를 빨아냈으니 

반대로 숨을 불어 넣어보자'

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첫번째 후- 하고 불었다. 

반응이 없다. 

조금 더 세게 훗-!! 하고 불자

양수로 막혀있던 코가 뽕하고 뚫렸는지

아미타의 고개가 살짝 돌아가는 것 같았다. 


됐다!

됐어! 

살았다! 


희망이 보이자 기쁨의 소리를 지르며 

아미타의 코와 입에 쪽-후-를 반복했다


미타는 목을 가누며 완전히 깨어났고 

그제서야 앰버는 미타를 품어주었다.




이렇게 아미타를 살려냈지만

앰버는 마리까지만 출산하고 힘이 다 빠져 버렸다. 


나는 앰버 뱃속에 있던 마지막 다섯째를 꺼내기 위해 

손으로 앰버 배를 누르며 밀어내보았지만

앰버는 힘주는 것도 포기한 채 태어난 네마리만 챙겼다. 


조금만 더 힘내보지...

앰버가 야속했다.


2시간이 지나자 젤리가 빠져나오듯이 

앰버의 뱃속에서 다섯째가 흘러나왔다. 


미타처럼 희망을 가져볼 수도 없는 

온기가 없는 새끼고양이였다. 


먼저 태어난 붓다들보다 더 컸다.


아마도 이녀석은 막내가 아니라 첫째였을 것이다. 


가장 먼저 엄마의 뱃속에 생겨나 

무럭무럭 자라서

동생들을 세상밖으로 밀어내고 

자신은 빛을 보지 못하고 갔다. 


이 아이의 이름은 미륵이었다. 



동이 트자 우리는

잃을 뻔한 아미타가 미륵이 대신 잘 자라주기를 바라며

미륵이를 맨션 뒤 화단에 묻었다.


나중에 미륵이를 보러 화단으로 갔는데

그자리에 누군가 깨진 화분을 옮겨 심었는지 

이름모를 화초가 자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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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connieuk2010@gmail.com BlogIcon 영국품절녀 2013.04.02 07:23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훈훈하고 사랑스러운 이야기에요.
    고양이들이 너무 귀여워요. ^^

  2. 가난뱅이뉴요커 2013.04.02 09:23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헉 진짜 귀여운 아깽이네요 ㅠ

    • Favicon of http://rurbanlife.com BlogIcon 금선 2013.04.02 13:01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일더하기 일은 귀요미~
      특별히 우리새끼라고 귀여운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귀엽긴 귀여워요..^^ (뭐래니..)

  3. Favicon of http://ppippi51.tistory.com BlogIcon 장화신은 삐삐 2013.04.02 09:40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사람도 동물도 출산은 한편의 감동적인 드라마죠..
    너무너무 귀여워요..>_< 몇 번이고 다시 사진을 보게 되네요..

    • Favicon of http://rurbanlife.com BlogIcon 금선 2013.04.02 13:02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삐삐님 감사합니다. ^^
      3년이 지나도 그때 그 순간이 하나도 잊혀지질 않아요.
      아마도 사진이 남아있기 때문에 더 기억에 오래 남는것 같아요.

  4. Favicon of http://blog.naver.com/zyun_style BlogIcon 김개념 2013.04.02 10:14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악!!! 어떻게 ~~~~ 너무 귀여워요~~~~~~~
    앞으로 건강하게 쑥쑥~ 자랐으면 하는 바램임돠!ㅎㅎ

    • Favicon of http://rurbanlife.com BlogIcon 금선 2013.04.02 13:03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김개념님. ㅋㅋㅋ
      이미 쑥쑥 다 자랐어요.
      아미타가 2차 고난이 있었는데 얘기가 길어져서..
      다음으로 미뤘답니다. ^^

  5. Favicon of http://salt418.tistory.com BlogIcon +소금+ 2013.04.02 10:24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아.. 정말 신비롭고 아름다운 모습이에요~ 앰버도 넘 고생했고~ 붓다엄마님두 고생했고~
    저도 우리 냥이가 출산하는 걸 꼭 보고 싶었는데 여러 사정이 여의치가 않아서 그냥 중성화를..
    사진만 봐도 감동이 밀려옵니다~~

    • Favicon of http://rurbanlife.com BlogIcon 금선 2013.04.02 13:05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가을이 새끼가 태어났다면 얼마나 귀여웠을까요..
      그래도 사정이 안되면 중성화 하는게
      냥이에게도 소금님에게도 좋은거같아요.
      붓다들을 대대로 키우는게 목표였는데
      키우다보니 더이상 힘들겠더라구요.
      다섯마리 모두 중성화 했답니다. ㅠㅠ
      요녀석들하고 루이 잘 건사하고
      내 능력껏 길냥이들 챙겨주려구요..^^

  6. Favicon of http://blog.hanwhadays.com/ BlogIcon 한화데이즈 2013.04.02 10:30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너무 귀여워요! 고양이들은 보면 볼수록 너무 매력있죠!

  7. Favicon of http://mrsnowwhite.tistory.com BlogIcon 아스타로트 2013.04.02 11:00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대단하십니다;ㅁ; 순간 프렌치키스를 떠올리신 것도 그렇고 직접 하신 것도 그렇고...
    지금 이렇게 건강하게 뛰어노는 걸 보면 흐뭇하시겠어요^ㅅ^

    • Favicon of http://rurbanlife.com BlogIcon 금선 2013.04.02 13:08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내가 안하면 죽어버리니까...
      뭐 생각할것도 없었어요. ^^;;
      고양이도 이런데 부모님들은 얼마나
      몸고생 마음고생하셨을까 그런 생각도 들구요.

  8. 김미정 2013.04.02 13:24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너무 감동적이네요 귀여워 냥이

  9. Favicon of http://factoryw.tistory.com BlogIcon 팩토리w 2013.04.02 13:27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미륵이.. 동생들을 엄마 배 밖으로 밀어내주고.. 안타깝게 빛을 보지 못했네요...
    엄마가 조금더 힘써주었으면 좋았게지만.. 많이 힘들어 그랬겠지요...ㅜㅜ
    옆에서 출산하는것도 도와주시고~ 숨쉬는것도 도와주시고~
    아이들에겐 정말 생명의 은인이시네요..^^
    책도 한번 읽어보고 싶군요!

  10. Favicon of http://bankroll.tistory.com BlogIcon 다스몰 2013.04.02 15:25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너무... 너무... 귀엽네요...ㅜㅠ

  11. Favicon of http://blog.daum.net/yoshipon BlogIcon yoshipon 2013.04.02 22:59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가슴 뭉클합니다..ㅠㅠ
    미륵이 처럼 예쁜 꽃이 피겠네요!

  12. 2013.04.03 14:34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3. 2013.04.06 09:4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rurbanlife.com BlogIcon 금선 2013.04.06 10:28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훗. 저두요. 쓰면서 ㅠㅠ
      제가 티스토리 도메인을 포워딩해서
      바로 안떠요. ㅠㅠ 다시 새로고침해야되요.
      게다가 티스토리 비밀댓글 답변 달면 공개되더라구요. ㅠㅠ
      참 이상한 시스템인듯;;

  14. Favicon of http://guichanist.com BlogIcon 아린. 2013.04.25 11:21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저도 그 방법을 알고 있었다면 시도라도 해봤을 텐데요...
    첫째에게 미안하기만 합니다...

    • Favicon of http://rurbanlife.com BlogIcon 금선 2013.04.25 12:28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아니에요..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을 거에요.
      미륵이도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구요.
      너무 자책하지 마셔요 아린님^^(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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